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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가을 정취 느끼기 좋은 시흥갯골생태공원

바야흐로 억새와 갈대가 무르익는 가을이 찾아왔다.

단풍 구경도 하고 바람도 쐬면서 계절의 향기를 느껴보고싶었지만

억새, 갈대 명소로 알려진  유명한 장소는 그림의 떡이다.

내비 찍고 2시간 3시간 말이 돼?!

한 시간 한 시간 주말 수면시간이 소중한 체력 저질 직장인에게는

장거리 운전과 여행은 연차 쓰지 않고서야 아무래도 무리다.

 

애써 장거리 운전을 견디고 도착하면

사람반 갈대반인 풍경에 부풀었던 마음이 폭삭 식고

핑크뮬리 한 줌 앞에서 사진 찍겠다고 기다리고 있노라면 진이 빠진다.

 

이럴 때는 만만한게 우리 고장 관광지^^

따뜻하고 날이 좋았던 주말

차를 몰아 시흥 갯골 생태공원 주차장으로 갑니다.

 

https://naver.me/FM6ijE9d 

시흥시 장곡동에 있고

주차장은 아주 좁지도, 넓지도 않은 편이다.

방문했던 당일은 청소년 축제(?)가 열려서

아침부터 대형 차량이 많이 와 있었다.

 

네이버 지도

시흥시 장곡동

map.naver.com

 

글을 읽어내려가기 전에

생태공원은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는지 먼저 말씀을 드리고 시작하겠다.

 

1. 아름다운 풍경도 보고 자연도 느끼고 싶은 어린 자녀를 둔 가정

2. 적당한 소풍, 모임 장소를 찾는 중년들,

3.취사하면서 캠핑 분위기를 내고 싶은 단체

 

이 세 가지 유형의 방문객들에게 적합한 장소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SNS에 올릴 감성 사진 작품을 쉽고 간단하게 만들고 싶은 젊은이들은

지하철 타고 서울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알록달록한 꽃으로 입구를 장식해두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입구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었다.

우리 갯골 생태공원이 달라졌어요

마지막으로 방문했던 게 찬바람 쌩쌩 불던 몇년 전 겨울이었다.

그 때는 겨울인 것을 감안해도 설비가 완전하지 않았다.

좋게 말하면 자연 그대로의 모습, 나쁘게 말하면 어수선한 모습이 강했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들이 산책하기 좋게 공원길이 잘 정돈된 모습이 보기 좋다.

 

입구에서 조금만 걸어 들어가면 수로와 산책길이 나온다.

실제로 지역 주민들이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거나 조깅을 많이들 하신다.

 

잘 익은 억새가 부스스하게 언덕을 따라 넓게 펼쳐져 있는데

아침 9시에 방문했기때문에 사람이 거의 없어서

억새가 바람에 스치는 소리를 들으며 여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억새 사이사이로 놓인 큼직한 길 가운데 서서 사진을 남겨보면 어떨까?

 

유명한 관광지들은 사람들이 풀밭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서 사진을 찍는 경우가 많은데

망가진 풀밭은 다른 사람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만든다.

이곳은 전국적인 방문객이 찾아오기보단

근처 사람들이 놀러오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자연이 잘 보존되어있다.

덜 유명한 건 생태 공원의 큰 장점....^^;

억새 근처에는 이렇게 코스모스 군락도 있었다.

방문했던 저번 주말에는 이미 피크를 지나 시든 꽃들이 드문드문 보이기 시작했다. 

가을 분위기를 느끼기엔 충분하지만 소담스레 핀 코스모스와 함께

흐드러지는 사진 작품을 남기기엔 조금 부족했다.

일주일전에 갈걸! 이리저리 핑계대며 때를 놓치면 추억을 남기는데 손해를 봅니다ㅜㅜ

안쪽으로 조금만 더 걸으면 물가에 핑크뮬리를 가득 심어둔 구역이 있다.

분홍색 솜사탕처럼 몽글몽글한데 막상 만져보면 따끔거리는게 참 독특하다.

그리고 이 공원에 얼마 없는 감성(?) 포토존(액자 프레임) 하나가 핑크뮬리 구역에 놓여있다.

 

걷다보면 알겠지만 이 공원...

포토존이 정말 없다.

넌 소중해 ~예뻐~ 이런 인위적 포토존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요

펄떡펄떡뛰는 망둥어 동상 앞에서 SNS에 올릴 사진을 찍고 싶지는 않을 거 아닙니까

관광객 대상이 아닌 정말 철저하게 지역 주민을 위해 만들어진 느낌^^;

그놈의 핑크뮬리도 강변 따라 주욱 길게 놓여있는데

높으신 분들의 메마른 미적감각이 반영된 듯하다.

'거 유행하니까 일단 심어봐' 이렇게 됐나봅니다.

저렇게 일렬로 늘어놓으면 사진을 어떻게 찍어욧

좀 부스스하게 뭉쳐놔야 그 사이에 파고들면서

솜사탕에 감싸인 느낌으로 사진을 찍지 않을까요?!

 

아무튼.....

가을 풍경을 아름다운 파스텔빛으로 물들여주는 핑크뮬리가

알고보니 생태 교란종이라고 한다!

'생태 교란종 다 뽑아 ~~~~' 이런 공문 내려와서

언제 저녀석들이 죄다 뽑힐지 모르니 미리미리 사진을 많이 남겨둡시다

여기까지가 뭍에 찾아온 가을을 느끼기 위한 장소였다면

아래부터는 '갯골'이라고 이름붙여진 이유를 알 수 있는

바닷가 냄새 물씬 나는 풍경들이 등장한다.

내륙으로 들어온 갯벌!

밀물썰물따라 정말 물도 들어오고요

새들이 게를 잡아먹기 위해 호시탐탐 매의 눈으로 갯벌을 노려보고 있다.

갯벌에 숭숭 뚫린 구멍 하나하나마다

저렇게 조그마한 게들이 한 마리씩 살고 있다.

자연에 관심이 많은 남자아이들이 좋아할만한 풍경 아닌가?

새도 관찰하고 갯벌 풍경도 동시에 볼 수 있는 (갯벌 막 들어갈 수는 없음)

자연 체험에 적합한 장소가 아닐 수 없다.

갯벌에 하얗게 찍힌 점들이 다

새들입니다.

카메라 화질이 좀 더 좋았더라면..

흑...ㅜㅜ

억새는 뭍에서 자라지만

갈대는 사람보다 키가 크고 물가에서 자란다고 하던가?

갯벌 가까이 몸통이 붉은 갈대들이 울창하게 숲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갈대 숲 한 가운데에 전망대가 우뚝 서 있다.

겨울에 올라가면 바람이 불어 너무 춥고

봄, 가을 지금이 올라가서 주변 풍경을 감상하는데 적기이다.

하지만 그날은 무릎이 안좋은 엄마를 모시고 갔기때문에

전망대 등반은 패스

https://www.shsi.or.kr/PageLink.do?tempParam1=&link=forward:/PageContent.do&menuNo=030000&subMenuNo=020700&thirdMenuNo=020701

(생태공원 안내 홈페이지)

 

시흥도시공사

공영주차장, 견인사업,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 소각시설, 환경미화타운, 시흥어울림국민체육센터, 여성비전센터, 능곡어울림센터 등 안내.

www.shsi.or.kr

 

https://share.siheung.go.kr/space/view.do?space_no=1365&key=600000 (갯골생태공원 취사존 예약 링크)

 

갯골생태공원 취사존 (공유시흥 시소)

대관 시설의 현황 및 이용자 유의사항 등을 확인하시고 대관 신청하여 주시기 바라며, 타기관 명의도용 신청 및 부정행위로 등록할 경우 추첨에서 자동 제외됨을 알려드립니다. 갯골생태공원

share.siheung.go.kr

 

아참 !

생태공원의 장점 하나를 빠뜨릴 뻔 했다.

위의 링크들에 소개되어 있는 것처럼

정해진 구역에서 텐트를 치고 휴식하거나 (텐트는 취사 금지)

취사존(따로 장소가 있음)을 예약해서 밥을 해 먹을 수도 있다!

야외마스크가 해제된 이 때

오랜만에 가족들과 야외에서 맛있는 것 구워먹으면서

멋진 추억을 쌓아보면 어떨까?

 

사람 얼굴이 안 나온 사진들만 골라 올리다보니

풍경을 소개할만한 사진은 여기에 올린 것 정도밖에 없더라

프사로 쓰지도 않을 사진은 왜 이렇게 많이 찍었는지..

오랜만에 느낀 가을 분위기와 청량한 자연때문에

나도 모르게 가을에 취했었나보다.

 

내년에 방문한다면

코스모스가 좀 더 보송보송하게 피어있을 때를 노려서

일찍일찍 추억을 쌓으러 방문해야겠다.